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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 지껄이기/정치

미얀마 군부 쿠데타 vs 대한민국의 하나회

출처: 미얀마 ‘쿠데타 저항’ 시위 이틀 연속 이어져 Voice of America - Korean (voakorea.com)

 

착실하게 민주정으로 이행되고 있다던 미얀마에서 뜻밖(?)에 쿠데타가 일어났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미얀마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독립 영웅 아웅산의 주도하에 1948년 민주 선거를 거쳐 연방제 정부가 수립되었다. 이후 민주정 특유의 초기 혼란기를 겪던 와중에 네윈 장군의 쿠데타가 일어나 민주정은 전복되고 88년까지 독재자 네윈의 집권이 이루어지다가 내부에서 또다른 군부 세력의 쿠데타로 네윈이 실각하고 소마웅 장군과 탄쉐 장군의 군부 독재가 이루어지다가 극적(?)인 합의로 2015년부터는 수치 여사의 주도하에 제한적이나마(왜 제한적이었냐 하면 주요 내각 인사 및 국회의원 1/4 지명권이 군부에게 보장되었으므로) 민주정이 실시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2020년 이루어 진 총선에서 수치 여사 측(현 집권세력)이 무려 80퍼센트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 전체 의석의 60퍼센트 이상을 장악하게 되었고 이후 더욱 탄탄한 민주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꿈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었다. 

 

출처: "내정 간섭 vs 심각한 우려"... 아세안의 '미얀마 쿠데타' 엇박자 (hankookilbo.com)

 

누구도 예상치 못하던 시기에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세력을 축출하고 하루 아침에 세상을 바꾼 것이다.

 

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보면서 그 역사가 우리나라와 놀랄 정도로 비슷함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쿠데타 역사에 대해서도 한 번 알아보자.

 

4.19 혁명을 겪고 대한민국에서는 이승만 독재정권을 끝내고 평화로운 과정을 거쳐 제2공화국이 수립되었다. 그러나 민주정 특유의 초기 혼란기를 피할 수 없었고, 이에 혼란을 이유로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전복하고 정권을 차지하였다. (이를 5.16 쿠데타라고 한다.)

이후 20년 가까이 박정희(전 대통령) 대통령의 독재가 이어지다가 뜻밖의 사태 10.26사태(박정희 암살사건)를 맞아 정권이 무너지고 해빙기를 겪다가....다른 군부세력의 쿠데타가(12.12) 발생하여 짧은 혼란기이자 새로운 민주정 수립의 기대는 무너지고(서울의 봄) 군부독재는 이어지게 된 것이었다.

출처 : 나무위키

 

놀랍도록 비슷하지 않은가?

민주정 수립 후 -> 군부 독재정권 -> 민주정 수립....여기까지는 서로 복사한 것 마냥 똑같다.

그러나 미얀마와 우리나라가 다른 점은 민주정 수립 후 미얀마에서는 다시 쿠데타가 발생한 반면에 대한민국에서는 87년 이후 (넓게 보아 93년 이후) 군사 쿠데타는 더 이상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공로가 크다고 할 것이다.

출처 : mbn 특집 다큐 "대통령의 그날"

비록 3당합당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과정을 거쳤지만, 김영삼 대통령은 수십년간 이어진 군부 출신의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온전한 민간인 출신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불안전한 요소가 있던 것이 하나회라는 군부 사조직 출신의 장군들이 대한민국 군을 장악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여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하나회 출신 장성들을 일시에 몰아내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최소한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등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수십년 앞당긴 역사적인 결단이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출처: sbs 문민정부의 선택
출처 : sbs 문민정부의 선택
출처 : mbn 특집 다큐 대통령의 그날

 

반면, 미얀마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민주정을 수립한 이후에도 어정쩡한 군부와의 동거를 시작했고(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주요 내각-국방부장관/내무부장관등~의 임명권과 군부 임명권의 보장. 그리고 전체 국회의원의 1/4을 군부측에 보장해주는 등의 타협을 거쳐) 권력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고 판단한 군부의 역습에 일단 민주정은 막을 내린 상황이다.

 

여기서부터 사견을 좀 읊어보자면..

쿠데타가 일어나고 안 일어나고는 결국 민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국민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수십년의 군부독재가 이어지던 시절에도 끝없이 학원 및 재야세력의 항쟁이 유지되었고 이후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시민의식의 각성으로 충분히 민주정을 감당할만한 체력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체력을 바탕으로 나름 성공적인 민주국가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고...

그러나 외견상 성공적으로만 보이던 민주국가로의 과정에도 피의 역사는 존재한다. 4.19 혁명이라든가 80년 광주 민주화 항쟁이라든가 87년 민주항쟁이라든가....등등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피어난다.는 말처럼 수많은 국민들의 노고와 희생끝에 안정적인 민주국가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 지켜보는 미얀마는 과도기인 것 같다. 어정쩡한 군부와의 동거를 과감하게 청산하지 못한 것도 이번 쿠데타가 재발하게 된 큰 원인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아직까지는 미약한 경제의 발전등으로 인하여 군부와 비교하여 민간의 능력이 부족한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제한적이나마 민주국가의 경험을 한 국민들의 각성과 쿠데타를 성토하는 국제사회의 협력등이 함께 한다면 되돌려진 물줄기를 다시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이 새로운 미얀마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응원합니다. 

 

위 3손가락 표시는 군부정권에 불복종하는 상징적인 표시를 의미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