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제품은 내가 지킨다? 이제는 팬슈머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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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 이야기/비지니스 모델

내 제품은 내가 지킨다? 이제는 팬슈머가 대세다.

팬슈머란?

팬슈머는 연예인 등 특정 인물에 열광하는 팬덤(fandom)과 소비자란 뜻의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한 단어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발표한 신조어다. 단지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브랜드의 기획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며 비평하는 열성 고객을 의미한다.

 

주어진 선택지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내가 직접 투자와 제조과정에 참여하여 상품을, 브랜드를, 스타를 키워내고 싶다. 그리하여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에 적극적인 지지자이자 구매자이며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 소비자를 팬슈머라고 한다. 또한 “나에 의해” 크고 작은 변화가 있다고 믿는 이들의 움직임은 BY-ME (바이미) 신드롬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팬슈머의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나, 제품 개발/마케팅 활동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서포터 활동은 물론이고 연예인 팬슈머들은 기획사의 정책 결정과 연예인 데뷔에까지 관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들도 팬슈머의 대상에 포함되며 비판과 지지를 함께 받고 있다.

 

바이미 신드롬의 여러 모습

1) 이케아 효과

이케아 가구는 실용적인 가격과 감각 있는 디자인으로 유명해졌지만, 중요한 성공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소비자들이 조립형 제품을 구매해 직접 만듬으로써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더 높은 만족감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이케아 효과라 한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제품에 성취감을 느끼고 각별한 애착을 갖게 되면서 이케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까지 높아졌다.

이러한 효과는 시청자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작용한다. 아직 미완성 상태인 신인을 응원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에 더 큰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은 오래된 포맷이지만, 이제 엔터산업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그 논리가 확산되고 있다.

2) 덕업일치, 크라우드 펀딩

크라우드 펀딩은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투자 받는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을 의미하는데, 덕분에 누구든 관심만 있다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시기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펀딩 성공 금액이 225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신이 투자한 아이디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일정한 투자 수익과 다양한 형태의 보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인기 웹툰(신과 함께)을 읽고 감동한 팬이라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웹툰을 영화하는데 투자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흔히 덕질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투자한다는 의미로, 크라우드 펀딩을 일면 ‘덕투’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3) 미래형 품앗이, 개발 과정 참여와 서포터 활동

넷플릭스의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이 직접 스토리 라인과 결말까지 바꾸어버리는 혁신적인 참여형 컨텐츠로 팬덤을 구축했다.

팬슈머들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캐스팅에 관여하는 등 작품의 프로듀싱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나 브랜드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월권(?)을 귀찮아하기는 커녕 오히려 환영하는 모양새이다. 팬슈머를 활용한 팬덤 마케팅이 홍보 효과는 물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락-인 효과(잠금쇠 효과)까지 창출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간섭을 허용하는 대신 추후 구매와 홍보를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미래형 품앗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CU의 사례를 들 수 있다. CU는 서포터즈 'CU덕후‘를 운영하며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CU덕후는 CU 신상품이 출시되기 전 미리 체험을 하고 그 내용을 담은 컨텐츠들을 선보여 왔다. 실제로 이들의 컨텐츠는 SNS에서 수백만건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입소문 효과를 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4) 인플루언서에 대한 지지와 비판

팬슈머는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도 나타난다. 인플루언서 역시 팬심을 자극하고 축적된 팬심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의 활동 하나하나에 호응하며 함께 즐긴다. 그러나 인플루언서가 팬을 기만하거나 무시하는 사건이 벌어지면 응징하는 것 역시 마다하지 않는다. 재작년 호박즙 곰팡이 사태로 곤경에 처한 81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임블리의 경우가 그 예이다. 임블리는 팬들에 대해 벌어진 사태에 대하여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팔로우들의 대거 이탈이라는 결과를 맞게 되었다.

팬슈머의 성장 요인과 배경

팬슈머의 성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산업적/기술적 기반이 갖추어진 가운데 경제의 주축으로 진입하고 있는 밀레니얼과 Z세대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필연적 결과로 볼 수 있다. 팬슈머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1) 비약적으로 성장한 아이돌산업이 배경이 되었다.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한 팬덤 문화가 공고하게 구축이 되었고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연예인이나 문화 상품에 대한 관여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산업이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참여와 투자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2) 기술적 기반으로서 모바일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언제든지 쉽게 어느곳에서나 접속하기 쉬운 모바일 환경이 구축됨으로써 보다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었고 이러한 환경이 더 많은 팬슈머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3) 명분 있는 소신 있는 소비를 즐기는 밀레니엄 세대의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취향 소비를 지향하지만 취향이 명분을 앞서지는 않는다. 개인의 힘은 약하지만 함께 하면 추진력이 생긴다. 취향을 매개로 소신을 펼치기 위해 수시로 헤쳐 모이는 행동에 익숙하다.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이 세상에 확장되고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이러한 확장이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며 팬슈머들은 후원활동에 더욱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며~

팬슈머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이제 팬슈머를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비즈니스 또한 팬슈머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한 패러다임이 이제 관여(인게이지 먼트)로 이동하면서 지속 가능한 팬덤의 소유 여부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었다. 고객을 거래 대상이 아닌 지지자이자 파트너로 만들기 위하여 즉 충성심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생각해보자.

 

참조 : 트렌드코리아 2020